본문 바로가기

해봐야 안다.OTL/Linux

길을 떠나는 사람

이 전 회사의 임원이 퇴사하며 아래의 글을 보내주셨는데 마음이 와닿아 올립니다


[ 길을 떠나는 사람 ]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떠날 수도 없다.

모든 것을 걸고 전력을 다해본 사람은 지금 있는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미적미적 현재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다.

길을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하는 이유, 떠나고 싶은데 정말 그래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자기가 있는 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길을 떠나게 만드는 힘은,

지금 여기서 머물러서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미련 때문에 머무는 건 너무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이 처한 여건에서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한 사람만이 떠날 수 있다.

그런 이해에 도달하면 삶이 그 사람을 돕는다.

그 사람이 이제 길을 떠나야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게 되면 삶이

그를 도울 사람을 보내주거나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방향을 제시해준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사람에게, 그저 주저하기만 하는 사람에게 삶은 두 팔을 내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세월속에 자신의 열정이 사그라지는 것을 마냥 두고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삶은 애써 길을 재촉하지 않는다. 기회를 열어주어도 보지 못할 테고,

아니면 외면하거나 어쩌면 화를 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는 사람은 행장을 가볍게 꾸려야 한다.

그래야 멀리 갈 수 있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것은 속도를 늦추고 다리를 무겁게 한다.

필요한 것은 가면서 구해야 한다.

처음부터 갖추려고 하다가는 시간이 너무 지연되고, 끝내 떠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일단 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만 배낭에 넣고 길을 떠나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떠나는 길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또 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아는 것에서 출발하며 스스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찾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도 알게 해준다.

그러면 거추장스런 현재의 걸림돌을 떨쳐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떠날 수 있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가야할 곳이 명확할 때, 시간이 지체 없이 흘러가는 것 역시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어느 왕국에 아침마다 잠에서 깬 왕에게 "폐하는 언젠가는 죽습니다:라고 소리치는 내시가 있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으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자기 다짐을 위해 왕이 시킨 것이었다.



프랑스 철학의 거장 볼테르가 임종의 순간을 맞았을 때 누군가가 물었다.

"만일 당신에게 스물네 시간의 삶이 더 허락된다면 어떻게 살겠습니까?

그러자 볼테르는 이렇게 대답했다.

"딱 한 번뿐인 것처럼."

목표가 명확한 사람,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 사람은 한 번의 삶이 이렇게도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